• Injoon Hwang

포터블 하모닉드라이브 적도의 Crux 170HD 첫 인상 (채승병 님)

다. 그만 적도의를 하나 새로 들이고 말았습니다 ― 호빔천문대의 Crux 170HD(1차 로트분)입니다.



하모닉드라이브를 쓴 국산 상용 포터블 적도의가 나올 것이라는 사실, 이미 알만한 분들은 다 알고 계셨을 겁니다. 레인보우아스트로에서 RST-150H를 벌써 2년(맞나요?) 넘게 담금질하고 계셨죠. 호빔천문대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토타입(당시는 80HD)도 여기저기 모임에 몇 번 등장하고, 개발자 황인준 선생님(ngc7129 님)이 멀리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테스트로 찍으신 사진도 게시판에 꾸준히 올라왔죠. 그때마다 '오오오~ 이거 물건 나오겠다'며 침을 삼켰습니다. 하모닉드라이브를 적도의에?? 하모닉드라이브 감속기(파동기어 감속기)는 제어에 대해 공부해보신 분이라면 그 장단점을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좋은 감속기가 갖춰야 할 요소로서 보통 無백래시, 高감속비, 逆구동성, 내구성, 컴팩트함 등이 꼽힙니다. 파동기어 감속기는 이 가운데 백래시가 없으면서도(!) 비교적 감속비 높고 토크가 크다는 점에서 매우 탁월한 감속기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산업용 로봇에는 파동기어가 대단히 많이 쓰입니다. 당장 아시모, 휴보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에는 어김없이 하모닉드라이브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몇 년 전까지 이걸 적도의에 이용한다는 아이디어를 차마 떠올리지 못했었습니다. 사실 파동기어의 일반적인 특성은 오토가이더 보정이 기본인 현대 적도의에 안성맞춤입니다. 전통적인 웜기어를 쓰는 여느 적도의가 안고 있는 백래시 문제, 낮은 토크 등에 시달릴 일이 없습니다. 파동기어의 단점으로 마찰력과 관성모멘트가 커서 逆구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있습니다만, 저속으로 거의 한 방향으로 밀어주는 적도의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구조상 주기오차도 있습니다만, 대신 매우 일정해서 간단히 보정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오직 하나, 엄청난 가격입니다 ― 일본 HDS 파동기어 감속기 신품 단가는 쉽게 생각해서 중국산 소형적도의 하나 값인데, 이런게 2개가 들어가야 하죠. 일반 동호인에게는 만만치 않은 부담입니다. 해외 적도의 관련 기술문서들을 봐도, 파동기어 감속기가 좋긴 하지만 단가가 너무 올라가서 아마추어용으로는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내용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다가 2009년? 2010년? 그쯤에 S&T인가 ATT인가 어느 해외잡지에서 미국 크로노스마운트의 HD20을 보고 나서 적도의에도 파동기어 감속기를 쓰려는 시도가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예상대로 가격은 넘사벽이더군요 ― 탑재중량 60㎏이긴 하지만 가격은 14,000달러. 여력이 되는 미국시장에서도 하모닉드라이브 적도의는 좀체로 팔리지 않아, 원래 체급별로 4개 정도 모델이 있었는데 탑재중량 110㎏급인 HD32만 남기고 라인업을 정리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역시 파동기어 감속기 적도의는 아마추어용 물건이 아니군…'이라는 편견만 확인한 채 잠시 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조용한 부활?! 한국에서도 파동기어 감속기에 주목하시던 분들은 여럿 계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잔 걸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 '하모닉드라이브라고 끝내주는게 있는데…'라고 누군가 운을 떼면, '그 비싼걸 어떻게 써요…'라는 식으로 끝을 맺고는 했던 것 같습니다. 휴보를 개발하신 KAIST 오준호 교수님도 언젠가 로봇에 쓰는 하모닉드라이브를 적도의에 써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던 차에, 2014년쯤 최승용 선생님(한줄서기 님)이 자작 하모닉드라이브 적도의를 진짜로(!) 만드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스타파티에서 실물을 보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다른 전례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직접 실물을 본 국내 자작 하모닉드라이브 적도의는 이게 처음이었습니다. 육중한 반사경통을 물고서도 무게추 없이 척척 돌아가는 적도의… 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 물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여기 쏟아부으신 정성과 예산을 따져보니 이게 실험적 작품 이상으로 보급될 가능성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여전히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선구적인 시도들이 헛되지 않았는지, 몇 년 지나지 않아 국산